뮤지컬 루카스(LUCAS)를 보고나서
11학년 한나 노은
갑자기 뮤지컬을 보러간다는 광고사항을 듣고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 시간을 기다렸다. 학교를 일찍 마치고 버스를 타고 대학로로 갔다. 공연 시작 전 시간이 남아서 반별로 대학로를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사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루카스(LUCAS)’라는 단어가 누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았기에 공연장에서 작은 소개 책자를 받고 자리에 앉아서 간단한 줄거리를 읽었다. 저번에 봤던 ‘더 북(The Book)’처럼 옛 믿음의 선조들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의 뮤지컬인 줄 알았는데 2001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이어서 더 기대가 됐다.
주인공 현우는 부모님으로 인해 결혼도 깨지고 모든 일이 꼬일 대로 꼬여 끌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아는 사람이라고는 친구 하나밖에 없는 캐나다로 도망쳐 온다. 하지만 휴양지를 알려 주겠다던 친구가 소개해줘서 간곳은 예쁜 여자들이 있는 휴양지가 아니라 ‘데이브레이크(daybreak)’라는 이름의 장애인 공동체였다. 분노한 현우는 그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퍼부으며 그곳을 떠나려 하지만 자신의 빼앗긴 예물반지를 되찾기 위해 그곳에 발이 묶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적장애인 부부의 출산 과정과 15분밖에 살지 못할 그들의 아이가 17일이나 살아가는 것을 보며 마음의 문제들을 해결 받는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지적장애인인 자신의 아버지를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아버지로 인정한다.
이 작품은 지적장애인 부부인 줄리와 앤디를 통해 하나님의 우리를 향하신 조건 없고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 한다. 부부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 이미 아이가 기형으로 태어날 것을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아 사랑을 주고 싶어 했다. 그래서 항상 아프고 벅찬 가슴을 부여잡고 실 놀이를 연구하고 현우가 아이 이름을 쓰지도 못하면서 아빠가 될 지격이 없다고 했기에 자신의 이름도 쓰지 못하지만 아이의 이름을 쓰는 것을 연습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 벅찬 감정을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셨을 때의 감정에 빗대어 표현한다. 정말 보잘 것 없고 의미 없는 존재로 여겨지는 장애인조차 하나님은 존재만으로도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사랑하시는 그 마음이 그 아이를 대하는 두 부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극 중 앤디는 루카스가 떠나기 전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루카스, 내 말을 잘 들어봐. 정말 중요한 얘기야. 모든 사람의 영혼엔 보이지 않는 실이 있어.” 앤디는 어떤 실은 튼튼해서 잘 묶여 있지만 어떤 실은 너무 약해서 끊어지기도 하고 한쪽에서 끊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지만 절대로 끊이지 않고 강하게 연결된 실은 하나님의 실이라고 말해준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하나님의 루카스임을 알려주게 된다.
이 뮤지컬을 보고 나서 공연장을 벗어나는 순간 까지도 공연의 여운이 남아 눈시울이 붉었다. 하나님은 항상 제 자리에서 나를 사랑하시고 특별하게 여기신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캐나다로 떠난 현우처럼 그 조건 없고 가슴 벅찬 사랑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요즘 학업, 생활, 신앙 이 세 박자가 모두 맞지 않아서 어쩔 때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의심까지도 하고 여전히 돌이켜지지 않는 나의 모습에 실망과 좌절을 하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공연을 보며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자리에 있고 무엇을 하든지 나를 나 자체로 사랑하시고 품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가슴이 벅차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세상 사람들처럼 상황과 환경을 현실적으로 보고 계산하며 살았지만 사랑만으로 뒤덮인 하나님 안에서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될 수 없음을 느끼고 그런 하나님께 돌이키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온전히 나를 사랑하시고 자녀삼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는 자가 되자. 좋은 공연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신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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