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및 신앙칼럼

네가 낫고자 하느냐
2023-04-15 00:00:00
배창돈
조회수   2636
예루살렘에 있는 베데스다라는 못 주위는 수많은 병자들의 집합장소였다. 그들이 그 곳에 모여 있는 것은 그들의 병을 고치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다. 가끔 한 번씩 천사들이 못에 내려와 물을 동하게 할 때 가장 먼저 들어가는 자는 어떤 병에 걸렸든지 고침을 받았다. 온갖 종류의 병자들과 그곳에서 숙식을 한 지가 오래된 병자들도 있었다. 그 중에 38년이나 된 병자가 있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병에 시달렸으므로 세상에서의 어떤 치료방법에 대해서도 기대를 포기했을 것이며, 결국 그는 최후로 이곳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혈기 마른 그에게는 베데스다 못 역시 가장 불리한 곳이었다. 살기 위한 마지막 생존경쟁의 장소마저 그를 외면하였다. 그는 가장 무기력한 자였으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였다. 그런 그에게 찾아오신 예수님의 질문은 “네가 낫고자 하느냐?” 였다. 그의 답변을 들어보자. “주여 물이 동할 때에 나를 못에 넣어 줄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 38년 된 병자는 간절한 열망이 있으나 이미 자신은 무기력한 자인 줄 알고 있었다. 예수님은 항상 이런 자들에게 찾아 오셨다.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자신감, 재력, 권력, 능력을 가진 자에게 오신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병들고, 인생의 무기력함을 인정하는 자에게 찾아 오셔서 말씀하신다.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어느 틈엔가 38년이나 된 병이 자신의 몸 깊숙이 침투해 있는지도 모르고, 베데스다 못 주위에 있는 병자들만을 측은하게 여기는 자들에게는 주님이 아무런 관심도 없으심을 기억하자. 주여! 오늘도 당신의 사랑의 음성을 기다립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마 5:1-9)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막 5:34) 배창돈 저<다시 보는 어느 젊은 목사의 고민>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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